나는 느낀다, 고로 존재한다 – 다마지오 『데카르트의 오류』
“감정 없는 이성은,
지도 없는 항해와 같다.”
– 안토니오 다마지오, 『데카르트의 오류』
이 문장은 오랫동안 당연시되던 생각을 뒤흔듭니다.
‘이성은 고귀하고, 감정은 혼란스럽다’는
근대적 이분법.
다마지오는 그것을 ‘데카르트의 오류’라고 명명합니다.
그는 말합니다.
“우리는 생각하기에 앞서, 느낀다.
그 감정이 곧 판단을 이끈다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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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. 이성과 감정은 적이 아니다
르네 데카르트는
“나는 생각한다, 고로 존재한다(Cogito ergo sum)”고 말했습니다.
생각, 즉 이성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다고 본 것이죠.
하지만 다마지오는
이성이 감정에 의존하지 않고 작동한다는 생각 자체가 오류라고 말합니다.
그는 뇌 손상 환자들을 통해
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
정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는 사실을 밝혀냅니다.
이것이 바로 ‘데카르트의 오류’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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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. 소매틱 마커 – 몸이 먼저 알고 있었다
다마지오는 중요한 개념을 하나 제시합니다.
바로 **‘소매틱 마커(Somatic Marker)’**입니다.
이는 어떤 선택을 앞두고
몸이 먼저 반응함으로써
우리가 ‘느낌’을 통해 판단을 돕는 메커니즘을 말합니다.
예를 들어,
위험한 선택을 앞두고 가슴이 두근거리거나,
안 좋은 기억이 떠오르며 손에 땀이 나는 것.
이런 ‘신체 감정의 흔적’이 의사결정을 이끈다는 것입니다.
우리는 생각하는 기계가 아니라,
느낌과 몸으로 세상을 해석하는 존재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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3. 인간은 왜 이성적으로 결정하지 못하는가?
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뇌 손상 환자들은
지극히 논리적인 조건에서도
사소한 판단 하나를 내리는 데 몇 시간을 허비합니다.
신호는 있지만,
그 신호에 의미를 부여하는 ‘감정’이 없기 때문입니다.
예를 들어,
교통사고로 감정을 잃은 사람이
점심 메뉴 하나 고르지 못하고
식당 앞에서 멍하니 서 있는 모습.
그는 생각할 수는 있었지만, 결단할 수 없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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4. 나는 생각한다가 아니라, 나는 느낀다
다마지오는 데카르트의 이원론,
즉 몸과 마음은 분리된 실체라는 주장을
현대 뇌과학의 시선으로 반박합니다.
감정은 단지 부수적인 것이 아니라,
이성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이라는 사실.
그는 새로운 선언을 합니다.
> “나는 느낀다, 고로 존재한다.”
(Sentio ergo sum)
이 말은 이성과 감정,
논리와 감성,
뇌와 몸을 다시 연결시키는
21세기 인간 이해의 새로운 출발점이 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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5. AI 시대, 인간은 왜 여전히 소중한가?
오늘날 우리는
이성과 계산을 기반으로 한
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.
하지만 다마지오의 통찰은
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과 신체적 반응이
의사결정의 핵심이라는 점을 다시 일깨워 줍니다.
‘이해’는 할 수 있어도
‘느끼고 결단하는 것’은
여전히 인간의 몫입니다.
우리가 느끼는 불안, 직감, 후회…
그 감정들은 단지 불필요한 부산물이 아니라,
우리 존재의 중심축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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